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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시대의 예배자 
전문가 기고
 
뉴욕일보 기사입력  2020/09/08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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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욕일보

 BC 64년 7월 18일, 로마제국의 수도에는 도시 전역으로 불길이 번진 대화재가 발생했다.오늘날처럼 소방서가 없던 시절인데다 얼마나 큰 화재였는지 6일 동안 밤낮으로 번진 이 화재로 인해 도시의 절반이 잿더미로 변했고 수만 명의 시민들은 집과 일터를 잃었다. 이 모든  게 미치광이 황제 네로의 짓이라는 소문이 퍼지자 성난 민심은 걷잡을 수 없게 되었고 신변의 위협을 느낀 네로는 기독교인들을 방화범으로 몰아 무차별 학살했다.

 

 지금 한국 교회는 코로나 방역의 책임을 다 뒤집어쓴 채,이기적이고 광신적인 집단으로 인식되는 수치를 당하고 있다.대부분의 교회가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노력했는데도 교회는 코로나의 진원지로 주홍글씨의 낙인이 찍혔다. 한국 인구의 50%가 모여 있는 수도권에서 다시금 찾아온 코로나 재 확산 속에 교회 때문에 등교도 못하고 자영업자들은 가게를 못 열고 유학이나 자격증을 위한 시험들도 연기되고 KBO리그와 K리그 구단의 선수들,팬들은 패닉에 빠져 교회에 원망을 돌리고 있다. 우리의  자녀들은 교회 다닌다는 사실만으로도 죄인처럼 위축되어 있다.

 

 이러한 비상시국에 큰 집회를 강행한 교회도 문제이지만 바이러스가 음식점이나 대중교통은 제쳐두고 교회에서만 확산되는 것처럼 미디어들이 편파 보도를 하고 있다.그래서 대부분의 교회들이 이웃에게 줄 수 있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온라인 예배로 전환했다.평생 예배당 예배에 익숙한 기성시대들은 온라인 예배로의 전환에 아쉬움을 갖고 있다.나이든 한 권사님은 은행 ATM기나 인터넷뱅킹으로 헌금을 이체시키는 행위가 성의 없게 느껴진다고 했다. 온라인 예배로 인해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고 주차난에 시달리는 주자창에 안가도 되고 가정예배를 더 드리게 되고 시간과  동선을 절약하게 하는  장점도 있지만 어른들은 물론,차세대들이 이런 예배 스타일에 익숙해질까우려가 된다.     

 나 역시 TV나 휴대폰을 통해 온라인 예배를 드릴 때면 예배당에 갈 때와 같은 자세가 나오질 않는다. 편안 차림에 편한 자세로 예배를 드리게 되는데 예배당에서와 같이 설교 전에 자리에서 일어나 하나님을 경배하는 마음으로 찬양을 드리게 되질 않는다.심지어 어떤 집은 자녀들이 주일날 늦잠 자고 일어나 잠옷 차림으로 거실에 나와 졸린 표정으로 앉아 있는다고 한다.

 

 얼마 전, 한 유튜브에서는 텅 빈 예배당에서 울며 설교하는 한 목회자의 영상이 떠올랐다.양떼가 없는 목자란 존재 가치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참담한 심정일 것이다.그리스도인들은 예배당 예배를 평생 당연한 일상처럼 여겨왔는데 이제는 기약 없는 일이되어가고 있다.옛적 우리 어머니들은 가난한 살림이지만 밥을 지을 때마다 성미 한 줌씩을 구별해 모았다가 주일날 교회에 예물로 바쳤고 주일에 드릴 헌금은 다리미로 다려 봉투에 담게 했고 새로 사주신 옷은 주일날 먼저 입혔다.하나님을 사랑하고 경외하는 마음이다.형식보다 내용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형식이 내용을 보호할 때가 있다.

 

- 핍박 속에 더욱 피어난
복음의 생명력 -
세계 교회사에는 신앙의 지조를 지키느라 참혹한 고문과 죽임을 당한 순교자들이 있었다.로마의 지하묘지 카타콤베에 가보면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기독교를 공인하기 전,예수 믿는 사람들이 사자 밥으로 던져지는 신앙의 핍박을 피해 땅 속으로 땅 속으로 동굴을 파고 숨어들었던 생활의 흔적이 있다.시체 옆 지하교회에서 예배를 드렸던 초대교회 성도들의 비참하고도 숭고한 순교의 현장이다. 스테반 집사와 열 두 제자, 사도 바울처럼 성령의  강한 역사 속에서도 끝없는 핍박과 죽음을 맞이한 사도들,이국 땅에서 처형을 두려워하지 않고 조국 예루살렘을 향해 하루 세 번 예배한 다니엘,공산주의 치하에서도 신앙의 절개를 지키려 목숨을 바친 수많은 선진들이 있다.초대교회 성도들의 수난은 약 300년 간이나 지속되었는데 예수를 믿는다는 이유로 지역상인조합에서 쫓겨나 일터를 잃고 지역에서 수많은 불이익을 당했지만 그리스도인의 숫자는 성령의 역사로 급격하게 증가  해 결국 AD 313년,콘스탄티누스 황제는 밀라노 칙령을 통해 기독교를 공인하기에 이르렀다.

 

 1966년부터 1976년까지 마오쩌둥을 중심으로 중국에서 진행된 문화혁명은 당시 교회와 성경을 불태우고 5,500여 명의 선교사를 축출했다. 50여만 명의 교인들은 극심한 신앙적 핍박을 겪었다.가정교회 지도자들은 새벽 두시에 일어나 찬 물에 세수를 하고 방송을 들으며 말씀을 받아 적어 다시 삼삼오오 모여  은밀한 예배를 드렸다.
중국이 개방된 후 공식적으로 확인된 그리스도인의 숫자는 1억 명을 넘어섰다.

 

 지금으로부터 약 25년 전쯤,내가 복음방송에 근무할 당시였다.하루는 남루한 차림의 한 여인이 찾아왔는데 수 십년간 지하교회에서 예배를 드릴 때마다 모아온 헌금을 전달하러 하얼빈에서 산과 강을 너머,체포의 위협을 넘기며 찾아온 것이었다. 당시 중국이 개방되어 예배가 자유로워졌다고는 하나 중국 정부가 통치하는 삼자교회에 그 피같은 헌금을 갖다 바칠 수는 없는 일이었다.그런데 잘못하면 외화 밀반출이다.이 돈을 누가 남한으로 가져갈 것인가..라는 회의만 며칠간 열렸다고 한다. 순교를 각오하지 않으면 발걸음을 때기 어려운 험난한 여정이었다. 결국 “남편도 자식도 없는 제가 가겠습니다.‘라며 40대 초반의 미혼 여성도가 나섰고 당시 중국에서 집 몇채 값에 해당하는 22,000불 헌금 뭉치를 허리에 차고 수없는 사선을 넘어 찾아왔던 것이다. 그 헌금을 보낸 할머니들은 마흔이 넘은 당신의 아들딸들이 어릴 적에 눈깔사탕 하나 사주지 않고 드린 연보(헌금)이었고 본인들은 한 시간 반이 넘는 공장을 걸어다니며 차비를 아껴 예배 때마다 드린 희생금이었다고 전했다.

 

 러시아도 프롤레타리아 혁명 이후 극심한 핍박에도 복음은 뻗어나 갔고 영하 40도가 넘는 강가에 나가얼음을 깨고 세례(침례)를 받는 성도들이 늘어갔다. 지금도 복음주의 정교회 예배에 가보면 서너 시간 동안 서서 기쁨과 감격의 예배를 드린다. 70여 년의 공산 치하에서 금지했던 예배의 기쁨을 전심으로 붙잡고 있는 것이다. 찬양으로 예배가 시작되고 대표 기도가 한창 진행될 쯤 들어와 두리번거리는 현대교회 교인들과 사뭇 대조되는 모습이다.예수그리스도의 복음은 핍박이 강할수록 더욱 강한 전파력을 지닌다.아마 신앙의 진짜 그루터기는 지금도 핍박 속에 순교의 피를 뿌리며 예배 드리는 북한 지하교회 성도들인지도 모른다.

 

 한국 교회의 부흥은 흑암의 땅 조선에 복음의 씨를뿌리기 위해 희생한 선교사들과 현실에 타협하지 않은 신앙 선진들의 순교의 피 위에서 피어났다. 최근 한국교회가 내는 회개와 자숙의 목소리는 코로나에만 국한되지 않고 하나님 앞에 바로 서고자 하는 모습이라 생각한다. 현대교회의 물량주의와 인본주의, 기복주의 신앙, 이벤트적 예배를 되돌아 보는 시간이 되고 있다.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언약궤를 따라 앞만 보고 나아간 것처럼 주변 환경을 염려하지 말고 주님만 바라보며 나아갈 때 불기둥과 구름기둥을 통해 우리를 안전한 곳으로 인도해 주실 것이다. 거룩하신 하나님의 이름을 지키기 위해 모진 고문과 순교로 예배를 지켜낸 신앙 선진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그리스도의 계절을 이 비대면 시대에 만들어보자.지금은 삶으로 전도할 때요, 전심으로 예배할 때다.

"여호와께서 내 편이시니 내가 두려워하지 않겠습니다. 사람이 내게 어떻게 하겠습니까
(시편118:6)"

 

김수민
기업 CEO/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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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9/08 [10:02]  최종편집: ⓒ 뉴욕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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