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원각사, 창립 50주년 대법회엔 한·미 전통불교문화교류 행사로 미국을 방문 중인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비롯해 120여 명의 대표단과 미주 스님들, 원각사 신도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시방세계(十方世界) 모든 중생(衆生)에 원각(圓覺)이 청정하여지이다”
홍엽(紅葉)이 물들어가는 가을 뉴욕의 아름다운 산사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의 법어(法語)가 내려졌다.
13일 뉴욕 오렌지카운티 샐리스베리밀즈의 대도량 뉴욕 원각사(회주 정우스님 주지 지광스님)에서 펼쳐진 창건 50주년 기념 대법회는 야단법석(野壇法席)의 장엄함으로 가득했다.
1974년 숭산큰스님과 법안큰스님의 원력으로 창건된 뉴욕원각사는 미동부 최초의 한국사찰이자 미대륙에서 가장 큰 불교사찰(30만평)이라는 기록을 갖고 있다. 그런 원각사가 천년전 고려시대 공법을 재현한 세계 최대의 목조 대웅보전 앞마당에서 반세기 역사를 기념하는 뜻깊은 행사를 봉행하였다.
석가여래, 약사여래, 아미타여래 삼존불과 문수, 보현, 관음, 대세지 4대 보살을 봉안한 원각사 대웅보전
이날 대법회엔 한·미 전통불교문화교류 행사로 미국을 방문 중인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비롯해 120여 명의 대표단과 미주 스님들, 원각사 신도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대표단엔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주경 스님과 동국대 이사장 돈관 스님, 영축총림 통도사 전 율주 혜남 스님, 법주사 주지 정덕 스님, 고운사 주지 등운 스님, 관음사 주지 허운 스님, 봉선사 주지 호산 스님, 백양사 주지 무공 스님, 조계종 선거관리위원장 태성 스님, 종회의 부의장 효명·무관 스님, 총무부장 성화 스님, 사회부장 도심 스님, 문화사업단장 만당 스님, 해외특별교구 부교구장 정범 스님, 종회의원 스님들과 윤재웅 동국대 총장, 정용욱 문체부 종무실장 등이 함께 했다.
회주 정우스님(왼쪽부터)과 총무원장 진우스님 주지 지광스님이 정대원해 신도회장과 이법성화 부회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기념 케익을 커팅하고 있다
먼저 1부 문화행사에서는 뉴욕 한국공연예술센터의 부채춤과 소고춤, 최도술·안치욱 사범의 선무도, 스님들로 구성된 포교 프로젝트 그룹 비텐스의 축하 무대 등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졌다.
고금 스님의 법고(法鼓) 타주로 시작된 기념 법회는 삼귀의례와 반야심경 봉독에 이어 뉴욕 원각사 회주 정우 스님은 “환영합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늘 열심히 살아가겠습니다”라는 함축적인 인사로 감사의 뜻을 전했다.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주경 스님은 축사에서 “뉴욕에 절을 세우고 법을 전하는 것이 얼마나 큰 의미를 지니는지 새삼 알게 됐다”면서 “창건주 태허당 법안대종사, 대작불사를 이끈 회주 정우 스님, 주지 지광스님을 비롯한 불자 여러분들의 노고가 쌓인 원각사는 편안함을 안겨주는 귀의처이자 한국불교를 알리는 도량이 될 것”이라고 축원했다.
동국대 이사장 돈관스님도 “축원합니다. 고맙습니다. 존경합니다”라며 축하와 감사를 전했다. 이와 함께 앤젤라 북달 뉴욕 센트럴 시나고그 수석 랍비가 축사를 해 시선을 끌었다. 불자인 한국인 어머니와 유대계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북달 랍비는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랍비 중 한사람으로 알려졌다.
이어진 경과보고에서 정화섭 원각사 불사추진위원장은 “뉴욕 원각사는 1974년 맨해튼에서 창건 이후 10여 년의 불사를 거쳐 1986년 현재의 부지를 매입할 수 있었다. 이후 불사 추진에 어려움을 겪으며 답보 상태에 있었으나 정우 스님과의 인연으로 오늘에 이르게 되었고 특히 원각사의 사부대중을 환한 미소로 맞아주는 주지 지광 스님의 노력 덕분에 대작불사를 꾸준히 추진해 올 수 있었다”며 소회를 밝혔다.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법문을 통해 “아산 정우 대종사는 한국불교 포교는 물론 가람불사의 대표적인 선구자”라며 “대종사의 원력이 아니었다면 미국 심장부 뉴욕에 어떻게 이런 대가람(大伽藍)을 마련할 수 있었겠는가. 전생부터 이생까지 포교를 이어왔을 것이다. 해외불사 표상으로서 후학들에게도 고귀한 귀감이 될 것”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진우스님은 “종단이 추진하고 있는 선명상 세계화에서 원각사가 미국의 전진기지로 큰 역할을 해 주리라 기대한다”며 “대원력이 아니면 불가능했을 원각사의 불사가 이 시대 전법의 표상이 될 것이다. 원각사가 사부대중 공동체를 위한 도량으로서 K-문화 전파의 요람이 되길 바란다”고 힘주어 말했다.
진우스님은 “일심이 청정하면 일신이 청정하고 일신이 청정하면 다신이 청정하다. 다신이 청정하면 나아가 시방세계 모든 중생에 원각이 청정하여지이다”라는 법어(法語)를 내리며 법문을 마무리지었다.
주지 지광 스님은 “원각사는 아름다운 산과 호수, 도량 곳곳에 여러 불자들의 마음이 서려 있다”며 “한국에서, 미국에서 큰스님들의 원력에 힘입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정대원해 원각사 신도회장은 신도들을 대표해 “원각사 도량이 어린이부터 노년까지 모든 불자들이 함께 하고, 한국의 불자들이 언제나 찾아와 마음의 평온을 나누는 도량이 되길 바란다”고 발원문을 낭송했다.
이날 대법회에서는 연등 만들기, 부채 제작 등 다양한 전통 불교문화 체험 부스가 마련돼 가족 단위 방문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기사·사진 제공=글로벌웹진 newsroh WWW.NEWSRO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