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 목탄, 물들인 천, 먹, 바느질로 천에 드로잉 한 대표작 “오래된 기억(Old Memory, Jan. 2023)” 앞에 선 서미라 작가
예술세계의 시각으로 과거와 현재를 융합하며 인간 삶에 대해 숙고하게 하는 서미라 작가의 개인전이 10일~20일까지 뉴저지 해켄섹에 있는 리버사이드 갤러리(390 Hackensack Ave. Suite# 201 Hackensack, NJ 07061)에서 성황리에 열리고 있다.
유서 깊은 예술학교 ‘아트 스튜던트 리그’ 수업을 통해 얻어진 미국 회화의 새로운 스타일과 작품세계에 한국 여인의 성숙한 완숙미가 더해진 서미라 작가의 신작, “Flowchart, 2023”
이번 서미라 작가의 개인전은 현수정 큐레이터가 기획했고, 최근 서미라 작가가 뉴욕에서 활동하면서 설정한 '크로싱 오버(CROSSING OVER)’ 주제에 맞추어 드로잉・과슈・아크릴・콜라주로 제작한 25점의 작품들이 선정되어 전시되고 있다.
최근에 제작된 서 작가의 작품들을 살펴보면, 뉴욕에서의 삶의 경험을 투영시킨 회화적 표현을 통해 작가의 독특한 자연관과 내면세계를 작품에 반영하고 있다. 삶의 역동적인 에너지와 정서, 깊이, 심리 상태를 적나라게 표현해 내고 있다.
특별히 이번 개인전에는 지난 2021과 22년, 한국과 미국 전시에서 낡은 수제 삼베 위에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를 바느질 기법으로 재해석한 작품 경험을 토대로 성숙해진 붓질과 색채와의 만남으로 빚어낸 새롭게 변화된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서 작가의 작품재료는 표현과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있어 중요한 매체로 작용하고 있고, 기억과 시공을 초월하는 영감과 연결되어 과거와 현재·감정과 이성·삶과 예술의 본질에 대한 메시지를 강하게 담아내고 있다.
작가의 마음 한 곳에 특별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한지・실・수제 삼베와 같은 재료는 시공을 초월한 한 여인의 수고로운 붓질・드로잉과 어울려 시공을 뛰어넘는 과거의 이름조차 알 수 없는 콜라주로 돌아와 조화를 이루며 작품에 대한 의미와 깊이를 한층 더해 준다.
뿐만 아니라, 서 작가의 최근 작품에는 맨해튼 유서 깊은 예술 학교 ‘아트 스튜던트 리그(The Art Student League)’에서의 수업을 통해 얻어진 미국 회화의 새로운 스타일과 작품세계에 한 여인의 성숙한 완숙미가 더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서 작가는 “지난 몇 년간 뉴욕과 한국을 오가며 일어난 변화, 머물고 떠나기를 반복하면서 해온 작업들이 보다 자유로운 형식으로 자연스럽게 건너가고 있다”고 말한다. “니체는 인간의 삶은 한 단계에서 다른 단계로 '건너가기'라고 했듯이 예술세계의 새로운 도전은 과거에서 저쪽으로 건너가는 법을 배우는, 두렵지만 모험적인 발걸음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미라 작가는 1967년 광주에서 태어나 전남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 졸업 후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제13회 신세계미술제 대상, 광주시립미술관 북경창작스튜디오 레지던스 선정, 제12회 광주문화예술상 오지호 미술상 특별상 수상 등 화려한 수상 경력을 지닌 모두가 인정하는 중견작가이다.
서 작가는 개인전 외에도 단체전으로 과천국립현대미술관에서 가진 민중미술 15년전(1997), 동학농민 100주년 기념전(1997), 북경창작스튜디오 작가전(2013), 광주시립미술관 상록전시(2016) 등에 참여했다.
최근에도 서 작가는 “비취에 스미다”- 2023년 양림미술관, “존재와 부재의 흔적” - 2022년 뉴저지 한인회관 등에서 전시회를 가진 바 있고, 광주, 서울, 베이징, 뉴욕 등지를 오가며 왕성한 작품활동과 전시회를 개최해 오고 있다. [정범석 기자]